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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리뷰] 신비의 數 142857

최덕근 2011. 7. 21. 12:14

[사이언스 리뷰] 신비의 數 142857<세계일보>
  • 입력 2011.07.20 (수)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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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베르 소설에 소개된 하샤드수
딱딱한 수학에 마술같은 즐거움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신’은 준비에서 출간까지 9년이나 걸린 작품으로, 프랑스에서만 100만부 이상 팔린 히트작이다.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의 후보생들이 벌이는 게임을 흥미진진하게 그리고 있는 이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나온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비로운 수가 하나 있다. 142857이라는 숫자가 바로 그 숫자이다.” 얼마 전 관심이 집중됐던 신비의 수 142857의 성질에 대해 알아보자.

    박경미 홍익대교수·수학
    우선 142857은 하샤드수이다. 하샤드수란 어떤 수가 그 수의 자릿값의 합으로 나누어떨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예를 들어 42의 자릿값의 합은 4+2=6이고, 42는 6으로 나누어 떨어지므로 하샤드수이다. 142857의 자릿값의 합은 1+4+2+8+5+7=27이며, 142857은 27로 나누어떨어진다. ‘하샤드’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쁨을 주는’이라는 뜻을 갖는데, 하샤드수는 수학자에게는 지적 즐거움을 준다는 측면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어찌보면 142857이 하샤드수라는 것은 크게 주목할 만한 성질이 아닐지 모르지만 이제부터 살펴볼 성질에서는 뭔가 특별함이 느껴진다.

    142857에 1부터 6까지의 숫자를 곱하면 차례로 142857, 285714, 428571, 571428, 714285, 857142가 된다. 즉 142857이라는 수의 배열이 자리만 바뀐 채 되풀이되고 있다. 이제 142857에 7을 곱하면 999999로 9로만 이루어진 여섯 자리 수가 된다. 142857을 분해해서 보아도 흥미로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두 자리씩 분해하여 더하면 14+28+57=99이고, 세 자리씩 분해하여 더하면 142+857=999가 된다. 이번에는 142857을 제곱해 보자. 142857×142857=20408122449가 되는데 이를 분해하여 더하면 20408+122449=142857로 원래의 수로 되돌아온다.

    142857이라는 수의 배열은 분모가 7인 분수를 소수로 나타낼 때에도 등장한다. 7분의 1을 소수로 나타내면 0.142857142857…로 142857이 반복해 나온다. 7분의 2는 0.285714285714…,7분의3은 0.428571428571…,7분의 4는 0.571428571428…로 분모가 7이고 분자가 2, 3, 4인 소수에서는 142857이 배열을 달리하며 반복된다. 이처럼 소수점 아래 동일한 수가 반복되는 소수를 순환소수라고 한다. 이에 반해 4분의 1은 0.25로 소수점 아래 유한한 값을 갖기 때문에 유한소수라고 한다. 결국 모든 분수는 4분의 1과 같은 유한소수이거나 7분의 1과 같은 순환소수가 된다.

    학창시절 수학 교과서에서 접했던, 유리수는 a분의 b와 같이 두 정수의 비로 나타낼 수 있는 수이다. 다시 말해 분수로 나타낼 수 있는 유한소수와 순환소수를 통칭하는 용어가 유리수다. 유리수의 영문 표현 rational number에서 rational은 비(ratio)의 형용사인데 처음 용어를 번역할 당시 이성(ration)의 형용사로 오해했다. 그에 따라 비(比)와 관련된 유비수(有比數)가 더 적절한 표현임에도 이성과 관련시켜 유리수로 잘못 번역했던 것이다. 만약 유비수로 번역했더라면 ‘비로 나타낼 수 있는 수’라는 의미를 용어로부터 바로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유리수보다 더 쉽게 이해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문학적요소 이외에 과학, 종교 등의 인문학적인 통찰이 함께 배어 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이 느껴진다. 재미있는 성질의 수를 소개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새로운 작품에서는 어떤 지적 즐거움을 선사할지 기대해 본다.

    박경미 홍익대교수·수학